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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학생들의 하루, 빼앗긴 교실 속 이야기

by ssol39 2025. 9. 23.

 

일제강점기(1910~1945)는 조선인에게 자유와 권리가 빼앗긴 시기였다. 이 억압은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 있었으며, 특히 교육 현장은 그 중심이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일본 제국이 강요하는 가치관과 언어, 생활 방식을 주입받아야 했다. 교실은 학문의 공간이라기보다는 식민지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한 사상 통제의 장이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그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지켜내고, 작은 저항을 이어갔다. 이번 글에서는 일제강점기 학생들의 하루와 그들이 경험한 빼앗긴 교실 속 현실을 시대적 맥락과 함께 살펴본다.

일제강점기 학생들의 하루, 빼앗긴 교실 속 이야기
일제강점기 학생들의 하루, 빼앗긴 교실 속 이야기

소제목 1. 일본식 교과서와 언어 강제, 사라진 모국어의 자리

일제강점기의 교실에서 가장 먼저 학생들을 억압한 것은 언어 정책이었다. 일본은 조선 학생들에게 일본어만을 강요했고, 국어(한국어) 사용은 철저히 금지되었다. 조선어 수업은 점차 축소되다가 1938년 이후에는 거의 사라졌으며, 학생들은 국어시간이 아닌 일본어 과목을 중심으로 수업을 받아야 했다.

교과서 역시 일본 제국주의 이념을 담고 있었다. ‘황국 신민’으로 길러내기 위해 충성심을 강조했고, 역사 교과서에서는 조선의 역사를 왜곡하거나 삭제했다. 조선의 왕조와 문화적 성취는 축소되고, 대신 일본의 역사를 위대하게 묘사하는 내용이 중심이었다.

학생들은 아침 조회 때마다 일본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황국 신민 서사’를 외웠다. 이는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의 사상과 정체성을 뿌리째 흔들기 위한 식민지 정책의 일환이었다. 조선어를 쓰는 것만으로도 벌을 받았으며, 심지어 교내에서 한국어를 쓰다 적발되면 체벌을 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학생들은 자신들의 모국어와 역사를 잃어버린 채, 타자의 언어와 왜곡된 역사를 내면화해야 하는 고통 속에 하루를 시작했다.

 2. 교복과 규율, 획일화된 학생 생활

일제강점기 학생들의 일상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더욱 획일적이고 규율화된 생활로 이어졌다. 교복은 일본식 제복을 본뜬 형태였으며, 이는 학생들이 개성과 자유를 잃고 제국의 부속품처럼 행동하도록 만드는 상징이었다.

학생들의 하루는 철저히 시간표와 규율에 묶여 있었다. 아침에는 조회와 함께 국기(일장기) 게양식이 있었고, 모두가 일본식 경례를 해야 했다. 교실 내부 역시 일본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사는 일본인 교사가 다수를 차지했으며, 조선인 교사는 보조적인 역할로 밀려났다.

수업 외에도 학생들은 군사 훈련과 같은 활동에 참여해야 했다. 특히 중등학교 이상에서는 일본 제국주의의 전쟁 수행에 도움이 되도록 학생들에게 군사식 체력 단련을 강요했다. 여학생들 역시 전쟁 지원을 위해 바느질이나 위문품 제작 같은 활동에 동원되었다.

이러한 학교 생활은 지식 습득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제국의 신민으로 길러지기 위한 과정이었다. 학생 개개인의 꿈이나 개성은 억눌렸고, 교실은 자유로운 학문의 공간이 아니라 제국의 이념을 주입하는 도구였다.

 3. 억압 속 작은 저항, 학생들의 숨은 목소리

그러나 모든 학생들이 일제의 통제를 순순히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교실 속에서도 크고 작은 저항의 움직임이 있었다.

먼저, 학생들은 몰래 조선어를 사용하거나, 방과 후에 모여 한국어 책을 읽으며 우리말과 문화를 지키려 했다. 금지된 책을 돌려 읽거나, 비밀리에 항일 동요와 시를 암송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작은 실천들은 학생들 사이에서 정체성을 지켜내는 저항의 형태였다.

또한 일제강점기 후반에는 학생들이 주도한 대규모 항일 운동도 발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광주학생독립운동(1929)이다. 일본인 학생과 조선인 학생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사건이었지만, 곧 전국적인 항일 시위로 확산되었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배운 억압의 현실을 거리로 끌어내며, 민족의 독립 의지를 외쳤다.

이처럼 교실은 단순히 억압의 현장이자 지배의 도구였지만, 동시에 학생들의 의식 속에서 작은 불씨를 키우는 공간이 되기도 했다. 빼앗긴 교실 속에서도 학생들은 꿈과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민족의 미래를 향한 희망을 지켜갔다.

 

일제강점기의 교실은 지식을 배우는 공간이 아니라, 제국의 이념을 주입하고 학생들을 황국 신민으로 길러내기 위한 억압의 장이었다.

언어와 교과서에서 한국의 역사와 정체성은 지워졌고,

교복과 규율은 학생들의 개성을 억눌렀으며,

그 속에서도 작은 저항과 민족의식은 꺼지지 않았다.

오늘날 우리가 일제강점기 학생들의 하루를 돌아보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를 기록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것은 억압 속에서도 희망과 저항의 정신을 잃지 않았던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와 미래 세대가 자유와 교육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기 위함이다.